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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ham2014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을 직접 읽기 전까지는 이 소설에 대한 약간의 오해가 있었다. '우화'라고 알고있었던 이 소설은 우화가 맞긴 한데 우화의 본질적인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었다. 어릴적 읽었던 이솝우화를 떠올려 보자면, 어린아이들을 위한 느낌인데 반해 동물농장이라는 우화는 철저하게 어른들을 위한 우화였다. 조지오웰은 이 책을 특정 정권에 대한 비판으로 썼지만, 그 특정한 정권을 포함한 것 보다 더 많은 것들을 포괄하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먹고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많은 일들을 무관심하게 대한다. 나 역시 정치나 역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그런데, 무관심에서 나온 무지가 결국 우리를 '눈 뜬 장님'으로 만들고 있는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불합리하지만 나와 상관 없는..
내 생일을 맞이하여 생일에 대한 짧은 글을 한 번 써봐야겠다.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인가? 이십대 중반 정도까지는 떠들썩 하게 생일파티를 했던기억이다. 그런데 더 나이를 먹고 부터는 조용히 생일을지내는게 더 좋았다. 아니면, 변변치 못한 내 자신을세상에 내비치는 일이 싫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제는 내 입으로 생일 얘기를 꺼내지 않아도알아서 사람들이 연락을 해온다. 치과, 쇼핑몰, 카드회사들 조차 내 생일을 챙긴다. 그래. 모두모두 고맙다. 어찌보면 축하를 받는 일도 연습이 필요한 일 같다.축하받는 일을 기피하게 되면, 나중에는 아무도축하해주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번 생일은 그 모든 것들을 기꺼이 받았다.앞으로도 누군가가 선의를 베푼다면 기분좋게 받으리. 맛있는 밥과 술, 비싼 케이크, 생일..
몇 번이나 졸면서 책을 놓쳤는지 모른다. 한 번은 책을 편 채로 의자에서 잠들기도 했다. 그만큼 이 이야기가 나한테는 지루했나보다. 서른 다섯에 동화책은 무리였나.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난 후, 입가에 훈훈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내가 너무 커 버렸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글펐다. 주인공 피터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내게도 낯설지 만은 않았다. 나도 저런 생각을 하고, 꿈을 꾸고, 장난도 치고, 재미있는 놀이를 아주 많이 알고있는 아이였던 시절이 있었다. 동화책이라는 말을 입에 담는것 조차 이제는 낯설다. 그렇지만 책을 덮고 난 후, 동화에 대한 열정이 불타올랐다. 성인들을 위한 동화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동화라는게 이렇게 큰 힘을 가지고 있다니. 나의 과거를 고스란히 불러내는 ..
아주 오래된 기억. 그렇지만 선명한 기억.그 쯤 어딘가에 국어사전을 뒤적이던 한 꼬마가 있다. 사전이라고 하는 신기한 물건에 흠뻑 젖어 든 꼬마였다.어른들이 말하는 어려운 단어가 하나 하나수록되어 있는, 그 책만 있다면 어른이 되는 것 정도야어렵지 않아 보였다. 그 꼬마는 늘 국어사전과 함께였다. 그 작던 꼬마는 이제 중년에 접어들었다.모든 것들이 너무 빠르게 흘러가는 시대에 살고 있는삼십 대의 꼬마. 이제는 두터운 사전이 필요 없었다. 손에 착 달라붙는 휴대폰 하나만 있으면, 모든 단어들의뜻을 단번에 알 수 있다. 이런 편리한 기계가 꼬마에게는서운하기만 하다. 그 꼬마에게 국어사전은 사전의 고유한 의미, 그 이상이었다. 사전은 곧 꿈이었다. 편리한 도구, 그 이상의 의미였던 것이다. 모든 것들이 편리해..
뜬금없는 어린시절 기억 하나가 떠올랐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쯤이었나. 나는 학원을네 개나 다니는 아주 바쁜 엘리트 초딩이었다. 학원은 다 싫었지만 그 중에서 피아노 학원이 제일싫었던 기억이다. 피아노학원의 여리여리한 긴 머리의 선생님은 항상나를 보며 웃어 주었다. 내가 피아노를 잘 못쳐도 웃어주고,참다 못해 바지에 오줌을 지렸을 때 조차 웃어주었다. 그 선생님의 얼굴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 때는피아노 학원이 싫은 줄로만 알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피아노 선생님이 좋아서 피아노 학원이 싫었던 것같다. 피아노 선생님이 나보다 성숙한 게 싫었다. 내가 어린게 싫었다.
읽은 지 한참 된 소설 허삼관 매혈기의 내용이왜 이제서야 내 머리에서 맴도는 지는 잘 모르겠다. 현재 몸이 아픈 아버지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허삼관 매혈기는 아버지들이 걸어가야 하는 험난한인생을 담고 있다. 얼마 전 아버지가 큰 사고를 당하셨다. 아버지와의사이가 순탄치는 않지만 서도 아버지가 크게 다쳤다는소식을 듣고, 순간 정신이 멍 해 지는 것을 느꼈다. 그 와중에 멀리 지방에 계신 아버지를 뵈러 가야하나하는 생각을 하고있는 나 자신이 너무나도 싫었다. 소설은 허삼관이라는 한 평범한 남자의 젊은시절 부터아버지가 되는 과정, 그가 늙어가는 모습까지,한 남자의 일생을 담았다. 한 남자의 이야기지만, 시대불문 모든 아버지들의이야기를 통찰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 소설을 읽고서는 아버지라는 이름이 참..
돈의 맛을 처음 알았을 때가 초등학생 때 였다. 나는 하루에 500원의 용돈을 받았고, 그 돈을 내친구들과 함께 공유했다. 중학교, 고등학교에 올라가서도 여전히 나는 꽤많은 용돈을 받았고, 내 주위에는 항상 사람이 많이있었다. 서른이 넘도록 진정한 돈의 가치는 모른채 그렇게 돈을쓰며 살아왔다. 내가 가지고 있는, 벌 수 있는 돈의 가치는자유로울 수 있는 시간과 동일하다. 나는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하기 위해 나의 소비습관을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 입고싶은 옷을 사지 않고,사람들을 만나는 시간도 대폭 줄였다. 그렇게 소비습관을 바꾼 댓가로 시간을 벌었다. 그 시간에 침대에서 뒹굴거려도 되고, 영화를 봐도 되고,PC게임을 해도 된다. 그렇지만, 어렵사리 번 시간을 그렇게 쓰지는 않을 것 같다.나는 그 시간을 ..
'좋아하다'의 상위 개념이 사랑, 맞나? '사랑'이라는 주제는 나에게도 대단히 관심있는주제인데, 요즘은 나에대한 탐구 때문에 좀 소홀했다. 그래서 오늘은 내가 생각하는사랑에 대해 좀 써 볼까 한다. 사랑. 그 정의는 무엇인가. 사전을 찾아보니, '어떤 사람을 애틋하게 그리워하고열렬히 좋아하는 마음' 이라고 되어있는데, 역시나 언어는 함축된 표현이라는생각밖에는 들지 않는다. 내가 생각하는 사랑의 정의는 '조건 없는 희생'이다. 사귀는 사이에서 "내가 널 더 많이 사랑해" 를 바꿔말하면 내가 더 조건 없이 희생해 줄게. 정도? 여자들은 사랑을 한다고 하며, 사랑을 요구한다.물론 맞다. 사귀는 사이라면 바라고 싶은건 당연하다. 그런데 무언가 바라는 것이 있다면,그것은 이미 사랑까지는 아닌것 같다. '내가 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