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ham2014
피터의 기묘한 몽상 '잃어 버렸던 꿈 되찾기' 본문
몇 번이나 졸면서 책을 놓쳤는지 모른다. 한 번은 책을 편 채로 의자에서 잠들기도 했다. 그만큼 이 이야기가 나한테는 지루했나보다. 서른 다섯에 동화책은 무리였나.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난 후, 입가에 훈훈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내가 너무 커 버렸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글펐다.
주인공 피터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내게도 낯설지 만은 않았다. 나도 저런 생각을 하고, 꿈을 꾸고, 장난도 치고, 재미있는 놀이를 아주 많이 알고있는 아이였던 시절이 있었다.
동화책이라는 말을 입에 담는것 조차 이제는 낯설다. 그렇지만 책을 덮고 난 후, 동화에 대한 열정이 불타올랐다. 성인들을 위한 동화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동화라는게 이렇게 큰 힘을 가지고 있다니. 나의 과거를 고스란히 불러내는 그 힘!
때로는 갓난아이의 시점에서, 때로는 동물, 어른의 시점에서 보여지는 세계가 몽땅 담겨있는 동화책 '피터의 기묘한 몽상'.
삶이 너무 퍽퍽하고, 돈만 좇고 있다는 생각으로 힘들었다면,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 어린아이들 만의 책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내용을 담고있는 책이다. 사실, 어린이에게는 좀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책의 중간 쯤에는 "작가가 되는대로 휘갈겨 썼군" 이란 생각도 했지만, 다 읽고보니 나의 판단 미스였다는 생각이 든다. 중간중간 아빠미소 짓기 바빴다.
어른이 되고부터 삶에서 '재미'라고 하는 요소를 너무 배제하고 살아온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여전히 꿈 꿀 권리가 있는 사람인데... 또, 겉모습만 어른인 어른들이 너무 많다는 생각도 들었다.
꿈꾸는 법을 잊었다면 그 '꿈꾸는 법'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줄지도 모르는 '피터의 기묘한 몽상'을 한 번 읽어 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