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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ham2014
하루키의 에세이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를 읽고 난 후 몇 달이 지나서야 하루키 에세이에 다시금 손을 댔다. 내 누이도 하루키를 좋아하는 탓에 다섯 권 묶음으로 된 하루키 에세이 전집을 샀다. 그 중 해 뜨는 나라의 공장이라는 책부터 짬날 때마다 읽었다. 다 읽는데 걸린 시간 한달. 오랜기간 동안 읽어서인지 세세하게 기억나지는 않는다. 책은 제목대로 공장 견학에 관한 이야기다. 일러스트 작가 안자이 미즈마루와 함께 공장 견학을 하며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소재로 다뤘다. 나의 관심 밖이긴 했으나, 하루키의 글을 읽는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고 읽었다. 공장들이 어떻게 돌아 가는지, 환경과 분위기는 어떤지에 관하여 하루키 본인의 스타일로 쓴 책이다. 에세이를 위해 일부러 공장견학을 하다니. 하루키 답..
지속적인 문제들로 두통이 가시질 않는다.눈 앞의 문제를 해결하면, 또 다시 새로운 문제. 나는 숙제를 하듯, 문제를 풀어 나간다.이 숙제는 언제쯤 끝이날까. 기약도 없이, 빈 수레처럼 인생은 굴러간다.공허한 마음을 달래보려 음악을 틀어 보지만 헛 수고. 런닝머신 위를 힘껏 달려 보지만 제 자리.무엇을 위해 살아가는 것인가. 나는 오늘도 의미없는 질문을 던진다.질문은 또 다시 나의 목을 죄어온다.
나는 글을 쓰는 것도 좋아하지만, 말을 잘 하는 것에도 관심이 많다. 20대 후반, 금융계 회사를 다니면서 사람을 대하는 법에 관한 트레이닝을 받았다. 사람을 대하는 법이라 해서 뭐 어려운 것들을 말하는 건 아니다. 우선 몸가짐, 그 다음이 말투에 관한 것이었다. 오늘은 말하기에 초점을 두고 한 번 이야기 해볼까 한다. 말하기에 있어 내가 말하고 싶은 포인트는 천천히 말하는 것이다. 보통 말이 빨라지면 목소리의 톤이 높아지고, 가늘어진다. 그렇게 되면 신뢰도 역시 떨어지게 마련. 나는 금융상품을 파는 목적으로 이런 훈련을 받은 것이었지만, 그 때의 그 가르침은 두고두고 쓸모가 있었다. 말을 천천히 하는 것이 언뜻 보기에 쉬워 보일지 몰라도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간단한 연습이..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해야하는 일들이 점차 늘어만 간다. 어른이 되면 시간이 더 빠르게 흘러가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것 같다. 어린 시절에는 학교 이외에는 모두 내 맘대로다. 하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부터는 나만의 시간을 가지기란 더욱 힘들어 진다. 직장인도 사람이고, 가장도 사람이고, 엄마도 사람이다. 대한민국의 많은 어머니들이 자식을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그러면서 점점 자신을 잃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나마 요즘은 덜 한 편이지만. 남편이고, 자식이고 할 것 없이 내가 있고, 그 다음에 그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가장의 경우에도 그것은 마찬가지이고, 어떤 사회의 어떤 역할을 가진 사람도 모두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누군가를 위해 살아가고 있다고 느껴..
SNS를 보다가 꿈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길래 유심히 읽어 보았다. 그의 글은 이랬다. 자신은 현재 하고있는 일 말고 어릴 때 부터 꿈꾸던 일이 따로 있다고. 원했지만 가정형편 때문에 그 꿈에 다가갈 수 없었다고. 부모님의 반대 때문에 그럴 수 없었다고. 그의 꿈은 피아니스트란다. 글은 A4 한 장 정도 분량의 글이었는데, 다 읽기가 거북스러울 정도였다. 그가 몇 살인지, 혹은 가정형편이 얼마나 어려웠는지, 부모님의 반대가 얼마나 거셌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런 이유들 때문에 꿈에 다가가지 못했다는 것은 누가 들어도 그다지 설득력 있는 말은 아니다. 꿈? 당신이 생각하는 꿈은 무엇인가. 나는 이렇다 할 정확한 꿈이 없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아직 찾고있는 중이다. 그렇지만 좋아하는 일은 있다. 내가 생계를..
사람들은 첫인상을 중요시 한다. 첫인상에 매혹되고,첫인상에 판단한다. 첫인상 보다 중요한 것은 오랜시간 겪어 보는 것.첫인상은 오만한 가면이다. 첫인상과 그 속내는 양면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첫인상이라는 가면에 속아 넘어가는 사람들. 나는 더 이상 첫인상을 믿지 않기로 했다. 더 이상은 첫인상의 함정에 빠져들지 않기로.
책 리뷰는 내가 꺼리는 것들 중 하나인데, 이제부터 뜻 깊게 읽은 책들은 독후감이라도 써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장 큰 이유는, 같은 책을 여러번 읽지 않는 대신에 읽었던 책에 관한 내용을 조금이라도 머릿속에 남겨두기 위한 장치랄까. 달과 6펜스는 말 할 필요도 없을만큼 널리 알려진 고전소설이다. 나 말고도 리뷰를 써 놓은 사람들도 엄청나게 많았다. 독후감에서 줄거리를 써 넣는것은 별로라는 생각에 간단히 나의 생각만을 남겨 놓도록 한다.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제목인 달과 6펜스의 뜻은 잘 모르겠다. 누가 달이고 누가 펜스다 이런 것 보다는 조금 추상적인 느낌의 제목으로 느껴졌다. 가령 달이라는 위대한 존재를 둘러싼 그 무엇들, 혹은 장애물? 과 같은. 써놓고도 절로 탄식이 나오는 해석이지만 어쩌겠나. ..
언젠가 친구가 내 블로그에 자기네 옷가게에 관한 글을 올려주길 부탁한 적이 있다. 그래서 귀차니즘에도 불구하고 친구네 옷가게에 가서 사진도 찍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며 식사를 했다. 물론 돈은 받지 않았다.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일을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니다. 일단은 사진 편집에 글도 써야 하는데, 글을 정성껏 쓰려면 상당히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된다. 정성스레 블로그 포스팅을 마치고 친구에게 연락했다. "너네 옷가게 포스팅 올렸어" -그래~ 고마워~ 그런데 두 달정도 후에 문제가 발생했다. 친구가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를 했는데, 블로그 포스팅에 관한 이야기 였다. "야~ 블로그 포스팅을 이런식으로 하면 어떻게해~" 조금 당황스러웠다. 친구의 이야기는 이랬다. 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