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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ham2014
우리 가족들은 선물을 주고받는 문화에 익숙하지 않다. 아니, 가족중에 나만 그럴지도 모르겠다. 요즘 사람들을 보면, 선물을 주고받는게 무슨 약속인것 마냥 가격대 까지 맞춰서 선물을 주고 받더라. 조금 의아하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처음 받은 선물이 뭐였는지 기억하려 해봤지만, 기억나지 않는다. 여튼 처음 선물을 받은 시기는 선물의 개념도 잘 몰랐던 때 인것 같다. 선물이라는 단어가 머릿속 한켠에 자리잡게 된 시기에는 이미 '선물은 주고받는것' 이라고 단정 지었던것 같다. 나는 복잡한게 싫다. 선물이라는 시스템은 나에게는 머리아픈 과제중 하나였다. 생일때 선물을 받으면 선물을 준 지인에게도 선물을 해야 하는게 인지상정이라는 생각 때문에. 보통 사람들도 그게 당연하다 생각한다. 나는 그런 사회에 살고있다. ..
내가 받은 교육의 목표는 '결과'에 집착하는 교육이었다. 나혼자 그렇게 받아들인 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현재에는 그 '과정'이라고 하는것 자체가 즐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과는 어찌됐건 상관없이 말이죠. 고등학교 1학년 나의 담임 선생님은 등수를 중요시 여기는 사람이 아니었다. 50명의 학생들을 거의 평등하게 대해 주셨다. 학교를 잘 안나오는 놈이든, 반에서 1등을 하던 놈이든. 학창시절 그런 선생님은 조금 특별하다. 보통 선생님들은 공부 잘하는 학생에게 관대하고, 말썽쟁이들에게는 엄하다. 그 때의 담임 선생님이 그랬다. '과정'이 중요하다고. 어린 나에게는 별로 설득력 있는 이야기는 아니었던게,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결과만을 가지고 사람을 판단했다. 지금 생각 해보면, 그 선생님들 ─담임을 ..
폴 오스터라고 하는 작가의 '빵굽는 타자기' 라는 책을 읽다가 그가 나와 비슷한 점을 발견했다. 정신생활과 이윤추구를 동시에 즐길수 없는 인간이라고 하는 점인데, 이미 이름난 작가인 폴 오스터에 나를 갖다 대는건 좀 무리가 있는듯 했다. 그래도 뭐... 혼자 생각하는 거니까. 나는 아직까지 이윤추구에 목말라 있는 30대 젊은이다. 평소 나 자신을 '아저씨' 라고 칭하기도 하지만, 아직은 왕성하고, 젊은 청년이라는게 속 마음이다. 현재 나는 공식적으로는 백수다. 간간히 글을 써내는 알바도 하고 있긴 하지만 회사에서 주던 월급이나 장사를 할때만큼 돈을 벌어 들이지는 못하는게 나의 현실이다. 나는 평소 "즐기며 살고싶다" 는 생각을 자주한다. 그런데 여태 내가 배워온 것이라고 해봐야 돈을 쓰며 즐기는 일들뿐,..
요 몇년사이 동네에 신축 건물들이 많이 들어서고 있다. 글쓰고 노느라 아침에 늦게 일어나는 편인데, 공사소음이 나의 단잠을 깨운다. 짜증난다. 건물 하나가 공사를 하고 끝날때 쯤이면 다시 하나가 공사에 들어가는 방식이라 소음이 끊이질 않는다. 요즘에는 '짜증' 이라고 하는 녀석을 어느정도 지배하며 살고 있다고 생각 했었는데, 아니었나보다. 그래도 공사소음 덕에 조금 이른 오전부터 글을쓰는 장점도 있네요. 우리동네는 서울 치고는 나름 시골다운 맛이 있어 좋았는데, 자꾸 새 건물들이 생기는 걸 보면 그 시골다움이 사라질까 조금은 걱정된다. 공사소음과 함께 조금씩 사라지고 있는 서울 촌동네.
오래되어 더 달콤한 첫사랑의 기억. 나의 첫사랑은 초등학교 시절 나의 짝꿍이다. 열 여덟, 초등학교 동창 모임에서 그녀를 다시 만났다. 그녀는 너무 예뻤다. 몇명의 여자들 사이에 섞여 있었지만, 내 눈에 들어오는 것은 그녀 뿐이었다. 우리는 그 당시 아직 고등학생 이었지만 술을 마시러 가기로 했다. 그때는 편의방이라는 곳이 있었는데, 자릿세를 받고 안주를 만들어 주던 곳으로 기억하고 있다. 어쩌다 보니 어느새 내 옆자리에는 그녀가 앉아 있었다. 나는 잔뜩 얼어붙어 있었다. 다른 아이들은 신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떠들어 댔는데, 웅성거리는 소리만 들릴뿐, 무슨 이야기들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얼마간 시간이 지났을까. 그녀는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안녕?" - 응... 어색하게 인사를 나눈 뒤 그저 뻔..
내가 열 아홉살때 쯤 씨앤조이라는 화상채팅이 유행하던 때가 있었다. 내가 첫경험을 하게 된 계기는 바로 씨앤조이 화상채팅. 화상채팅 속의 그녀는 마치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배우 같았다. 거짓말 처럼 아름다웠던 그녀를 얼마후 현실에서 만나게 되었고, 술집에 들어가 서로에 대해 조금씩 알아갔다. 외모가 화상채팅에서 처럼 예쁘지는 않았지만 보통 이상은 되는것 같았다. 술병이 하나 둘 쌓이고, 서로에 대한 호감도 역시 올라갔다. 그녀는 지방에서 날 보려고 올라왔고, 시간은 밤 열두시가 지나 있었다. 술집에서 나와 담배를 하나 꺼내물고 불을 붙였다. 담배가 다 타들어 갈 때쯤, 그녀에게 말을 꺼냈다. "우리 같이 있을까?" 잠깐동안 정적이 흘렀다. - 대신 아무것도 하면 안돼... "응" 우리는 손을 맞잡고 여관으..
복잡했던 일들이 하나씩 정리된다. 매일 걸려왔던 독촉전화가 뜸해졌다.귀찮게 생각했던 여자친구와 헤어졌다. 하던일도 꽤 자리를 잡았다. 아버지는 투석을 하고 계시긴 하지만 비교적 건강하시다.어머니는 매일 죽겠다고 하시지만 그래도 가끔은 웃으신다. 나는 꽤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한사람의 인생에는 저마다 그만의 서사가 있음이 분명하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 특히 한국에서 교육을 받은 우리시대의 젊은이들은 비교하고, 비교 당하면서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욕하고, 욕먹고. 또, 상처받고, 상처주고. 어떤 문제가 발생 했을때, '정답이 뭐지?' 하고 생각하게 되는게 일반적인 생각이라고 치면, 내 생각은 조금 달라졌다. 발생한 문제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든 반응할 수 있다. 때로는 최고의 선택을 하게되고, 재수가 없으면 최악의 선택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선택을 했다고 해도 그 사람의 인생이 크게 뒤틀리는 사건이 발생 하지는 않는다. 조금 극적인 상황을 뺀다면 말이다. 나는 '일반적으로~' 라고 이야기를 시작할 때가 많은데, 사실 일반적인걸 좋아해서가 아니라 그냥 많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