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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말하기

다하는 부엉님 2014. 9. 24. 17:12


나는 글을 쓰는 것도 좋아하지만, 말을 잘 하는 것에도 관심이 많다. 20대 후반, 금융계 회사를 다니면서 사람을 대하는 법에 관한 트레이닝을 받았다. 사람을 대하는 법이라 해서 뭐 어려운 것들을 말하는 건 아니다. 우선 몸가짐, 그 다음이 말투에 관한 것이었다. 오늘은 말하기에 초점을 두고 한 번 이야기 해볼까 한다.








말하기에 있어 내가 말하고 싶은 포인트는 천천히 말하는 것이다.


보통 말이 빨라지면 목소리의 톤이 높아지고, 가늘어진다. 그렇게 되면 신뢰도 역시 떨어지게 마련. 나는 금융상품을 파는 목적으로 이런 훈련을 받은 것이었지만, 그 때의 그 가르침은 두고두고 쓸모가 있었다. 말을 천천히 하는 것이 언뜻 보기에 쉬워 보일지 몰라도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간단한 연습이라도 꾸준히 하게 된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글 읽는 속도를 인지하며 글을 읽도록 하자. 나 역시 소리내어 책 읽는 연습을 한 달은 한 것 같다. 천천히 말하는데 적응되기 시작하면, 내 주위에서도 조금씩 변화가 느껴진다. 오래 보아서 익숙한 사람들에게서는 잘 느껴지지 않지만, 가끔 보거나 처음 만난 사람들은 내 말에 귀 기울이기 시작한다.








언어는 누구나 매일 사용하는 것이기에 천천히 말하기가 버릇이 되고나서 부터는 인지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천천히 말하기가 이루어진다.


그러나 천천히 말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되겠다. 남으로 하여금 나의 말을 듣게 만든 그 이유를 생각해 보도록 하자. 어떤 이는 직장내 인맥형성을 위해, 누군가는 사모하는 여성에게 매력을 어필 할 요량으로, 그 이유는 매우 다양할 수 있다.








이성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여성들은 목소리에 많은 부분 반응한다.


응? 무슨말이지? 싶겠지만, 여자들은 빨리 말하는 남자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보통 여자들이 말하길 자신감이 넘치는 남자가 좋다고 이야기 한다. 자신감이 넘치는 남자들을 살펴보면, 절대 서두르지 않는다. 그리고 억양이 높지 않다. 중저음의 여유있는 말투를 가졌다.


그런데, 남자들은 거만한 것과 자신감이 넘치는 것을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거들먹 거리는 것과 자신감이 넘치는 것은 종이 한 장 차이지만, 그 둘의 차이는 극과 극이다.


상대방이 나의 말을 들을 생각이 없는데, 빨리 말한다고 해서 나의 말을 더 귀담아 들어주지는 않는다. 급하게 말하느니 차라리 말을 하지 않는게 더 나을 때도 있다. 내 생각을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해 본 사람이라면 지금도 늦지 않았다.


하루 한시간 연습하는 것 만으로도 조만간 나의 촐싹대고 품위없는 말투는 영영 사라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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