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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경험

다하는 부엉님 2014. 5. 12. 15:50




내가 열 아홉살때 쯤 씨앤조이라는 화상채팅이 유행하던 때가 있었다. 내가 첫경험을 하게 된 계기는 바로 씨앤조이 화상채팅.


화상채팅 속의 그녀는 마치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배우 같았다. 거짓말 처럼 아름다웠던 그녀를 얼마후 현실에서 만나게 되었고, 술집에 들어가 서로에 대해 조금씩 알아갔다. 외모가 화상채팅에서 처럼 예쁘지는 않았지만 보통 이상은 되는것 같았다. 술병이 하나 둘 쌓이고, 서로에 대한 호감도 역시 올라갔다. 그녀는 지방에서 날 보려고 올라왔고, 시간은 밤 열두시가 지나 있었다.


술집에서 나와 담배를 하나 꺼내물고 불을 붙였다. 담배가 다 타들어 갈 때쯤, 그녀에게 말을 꺼냈다.


"우리 같이 있을까?"


잠깐동안 정적이 흘렀다.


- 대신 아무것도 하면 안돼...


"응"


우리는 손을 맞잡고 여관으로 향했다. 그녀는 나보다 두살 위였고, 아무것도 하면 안된다고 했으면서 여관에 들어서자 마자 나를 침대에 밀쳤다. 능숙했다. 여자와 관계를 맺는다는 생각에 모든게 새롭고 흥미로웠다. 조금 무섭기도 했던것 같다.


여자의 가슴을 만져 보는게 처음은 아니었다. 그런데 그녀의 가슴은 한손에 다 잡히지 않을 정도였다. 그렇게 정신없이, 하루만에 나의 첫경험은 끝이났다. 아침에 그녀의 얼굴을 보았는데, 다른사람 같았다.


화장이 반쯤 지워져 있었고, 어젯밤과는 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다.


조금 후회되는 마음도 들었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과 첫날밤을 보내지 못한것과 또 하나는 한순간의 쾌락에 나를 팔아 넘긴듯한 기분?


그래도 나는 그녀의 손을 잡아 주었고, 여관에서 나온 후 같이 식사도 했다. 그녀를 배웅하러 기차역으로 따라갔다. 헤어지는게 아쉽지는 않았다.


그 후로 가끔 연락을 주고받긴 했지만 다시 그녀를 만나는 일은 없었다.


15년이 흐른 지금도 가끔은 그녀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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