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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ham2014
글을 쓰다 보면, 내가 얼마나 어리석은 존재인지실감하게 된다. 가령 내 머릿속에서 A라는 내용을 생각하고 있는데,그 내용을 글로 옮기는 일이 당최 되지 않을 때가있다. 한 문장을 쓰려고 한 시간 이상을 고민해 본 적도 많다. 그래도 기본적인 의사소통을 할 만큼의 단어는 외고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은가보다. 글로 소통하는 것이 더 쉽다고 생각 했는데,그것 역시 아닌가보다. 이렇게 사소한 문제로 씨름을 하고 있자면,"내가 글쓰기에 재능이 없는게 아닐까?"하는 질문이 불연듯 뇌리를 스친다. 뭐든 잘해야 된다는 사고방식,이것은 내가 어린시절 받았던 교육의 폐해다.나는 그것을 아주 잘 알고있다. 그런데 글쓰기를 잘하려고 버둥대고 있는 꼴이라니. 마음껏 비웃어 주세요~ 저는 평생 글을 쓰겠습니다!라는 마음가짐..
나는 고전소설을 꽤 좋아하는 편이다. 그렇다고 해서책을 무지막지하게 많이 읽은건 또 아니다. 고전소설에 가장 푹 빠져들게 된 계기는 아마'달과 6펜스'부터 였던것 같다. 책은 읽는 사람에 따라 매 번 다른 얼굴을 하고 그사람을 맞아 준다. 같은 내용을 읽는다고 해서 다 같은 내용도 아니다. 개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게 읽힌다.그리고 같은 책을 열 여덟 때 읽은 것 하고 서른에읽는 것 또한 다르다. 참으로 신기하다. 책이 적성에 맞지 않아서 안 읽었다는 사람,재미 없다는 사람,졸리다는 사람. 사람은 계속 바뀌어 나간다. 혹시라도 이 글을 읽고있다면 당신은 다른 책들도 읽을 가능성이 있는사람이다. 속는셈 치고 책을 들어보라. 새로운 세계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글을 쓰는 사람에게 고정적으로 글을 읽어주는 사람이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 같다. 나에게도 그런 사람이 있다. 바로 내 여자친구다.가끔씩 글을 읽기 싫어하는 눈치일 때는 내가 직접 읽어주기도 하는데, 그렇게라도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는사람이 있다는 것은 정말로 크나 큰 위안이다. 자신의 글이 창피한가? 창피한 것은 잠깐동안이다. 내 글을 묵혀두지 말고, 누군가에게 보여줘라. 누군가가 나의 글을 정기적으로 읽어주는 것 만으로도지속적으로 글쓰기를 하는 이유, 그 자체가 될 수도 있다.
글을 읽고 쓰는 일에 매진하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나도 모르게 찾아오는 삶의 권태감. 권태의 어두운그림자가 스멀스멀 드리울 때면, 가슴속 깊은곳에서부터숨이 막혀온다. 자살 충동을 느꼈을 때, 그 충동을 이기게 해 준 힘이바로 읽고, 쓰는 일이었다. 지금은 먹고 살기위해 글을 읽고 쓰는 일 외에도 다른일들을 하고있다. 나는 자신에게 계속해서 똑같은질문을 던진다. 지금 하는 일이 정말 네가 하고 싶은 일인가? 나는 그 질문에 답을 할 수 없다. 요즘도 가끔씩 알 수 없는 검은 손이 내 목을 죄어온다. 내가 언제까지 버틸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글을 읽고, 무언가를 적고 있으면 근심, 걱정들이잠시나마 사그러든다. 나는 오늘도 글을 읽고, 글을 쓴다. 살기 위해서
이 세상은 내가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자주 일어난다. 아버지가 딸을 성폭행 하기도 하고,부인이 남편을 죽이기도 하며,자식이 부모를 죽이기도 한다. 위에서 말한 사람들은 자신의 정신적인 부분을 통제하지못하고 머리로 생각하던 일을 행동으로 옮긴 사람들이다. 나는 혼자 잔인한 상상들을 해 본다. 매 번 우리집 쓰레기봉투를 물어뜯어 놓는 고양이들을잡아먹는...얄미운 초딩들을 쓰레기 봉투에 집어넣는...나의 손목을 긋는...아파트 옥상에서 뛰어 내리는... 상상 속에서나 있을법한 일들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정신이, 마음이 아프다는 것. 그 마음을 누가 알아채지못하는 것. 무관심한 사회. 이 모든 것들이 과연 그들만의 책임일지 생각해 본다. 내가 그들의 상황이었다면 나는 그렇게 하지 않을 수있었을까? 남을 해한..
내 나이 서른 다섯. 행복, 기쁨, 사랑. 이런 단어들 보다 상처, 고통, 절망.이런 단어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사랑해서 행복하다. 지독한 고통을 이겨내다. 무엇이 더 어려운 일일까. 어떤 게 더 가치있는 일일까. 두 가지 중 어디에 더 의미를 부여해야 하는지의 답은정해져 있지 않다. 여지껏 행복을 좇으며 살아 왔다면, 이제는 상처, 고통,절망. 이런 것들과 함께하는 방법을 알아가고 싶다.
작가가 되고싶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한 건 대략 1년 정도 된 것 같다. 왜였을까. 아직도 그 이유는 잘 모르겠는데, 지금은 그냥 당연한 것이 되어버렸다. 쓰다 만 소설은 열 개 정도. 내용을 들여다 보면 참 가관이다. 아무나 붙잡고 제발 읽어 달라고 사정해도 읽어줄지 의문이다. 다섯 살배기 조카가 조금 더 크면, 조카에게 보여 줘야겠다. 쪼꼬렛과 함께. 그런데 제대로 시작도 하기 전에 나의 작가인생은 벌써 권태기에 접어든 듯 하다. 쓰다 만 소설을 붙잡고 있으면 한줄 덧붙이는 데 30분이 걸린다. 미치겠다. 편하게 블로그에 글을 쓰려고 해도 임시저장 글만 쌓여간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돈에 대한 집착을 버렸다고 생각했는데, 여자친구가 생기고 나니 다시 돈이 필요해졌다. 이래서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