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ham2014
정신생활과 이윤추구에 관한 고찰 본문
폴 오스터라고 하는 작가의 '빵굽는 타자기' 라는 책을 읽다가 그가 나와 비슷한 점을 발견했다. 정신생활과 이윤추구를 동시에 즐길수 없는 인간이라고 하는 점인데, 이미 이름난 작가인 폴 오스터에 나를 갖다 대는건 좀 무리가 있는듯 했다. 그래도 뭐... 혼자 생각하는 거니까.
나는 아직까지 이윤추구에 목말라 있는 30대 젊은이다. 평소 나 자신을 '아저씨' 라고 칭하기도 하지만, 아직은 왕성하고, 젊은 청년이라는게 속 마음이다. 현재 나는 공식적으로는 백수다. 간간히 글을 써내는 알바도 하고 있긴 하지만 회사에서 주던 월급이나 장사를 할때만큼 돈을 벌어 들이지는 못하는게 나의 현실이다.
나는 평소 "즐기며 살고싶다" 는 생각을 자주한다. 그런데 여태 내가 배워온 것이라고 해봐야 돈을 쓰며 즐기는 일들뿐, 그 외의 것들은 잘 모르겠다.
결국 돈이 없이는 즐기지도 못하는 주제에 돈은 벌지않고 있는 아이러니한 삶을 살고 있다는 이야기다.
최근에는 소비주의 비판에 대한 글을 적어놓은 책도 두권 읽었다. 그 책 두권이 어느정도 나의 마음을 위로해 주기도 했지만, 완벽히 나의 불만을 해소해 주지는 못했다.
책에서 시키는 대로 나의 물건 중 필요없는 것들을 처분해 보기도 했는데, 일주일도 못버티고 원래의 나로 되돌아와 버렸다. 여전히 내 물건들이 소중했고, 여전히 술마시는게 좋고, 여전히 패션에 대한 관심도 사그러들지 않았다.
요즘들어 독서량이 늘었고, 글쓰는 시간도 많아졌다. 나만의 정신생활을 마음껏 즐기고 있는 중이다. 언제까지 궁핍한 상태로 나의 정신생활을 즐길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비교적 잘 이겨내고 있다.
여전히 나는 쇼핑하고 싶고, 돈을 펑펑 써대며, 허세도 마음껏 부리고 싶다.
하지만 이제는 적어도 하나를 가지면 두개를, 두개를 가지면 네개를 가지고 싶어 진다는 걸 의식하게 되었다. 과연 언제까지 버틸수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