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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란 무엇인가

다하는 부엉님 2015. 1. 23. 17:18




어린시절 친구를 어떻게 사귀셨나요?


내가 만약 축구를 좋아하는데, 내 짝꿍도 축구를 좋아한다면 '축구'라는 공통 주제가 생긴다. 그리고는 축구에 관한 이야기들을 계속해서 나누며 친분을 쌓게 된다. 그것이 축구가 아니라 PC게임, 혹은 다른 주제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된다.


함께 좋아하는 것을 즐기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사람.


좋아한다는 공통 분모만 있다면, 실력의 높고 낮음은 그 둘이 친구가 되는데 별 다른 장애물이 되지 않는다. 나도 그렇게 옷이 좋아 옷 잘 입는 친구들을 사귀게 되었다.


어린시절 옷을 잘 입으면 이성에게 어필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옷이었고, 그 다음에는 춤이었다. 나는 그렇게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어른들이 말하는 소위 '노는 아이들' 틈에 끼어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그 친구들과의 만남은 내가 서른 다섯 살인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나의 어릴적 친구들과의 대화는 지루하다. 더 이상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 관계의 지속성을 의심해 볼 필요가 생긴다는 말과 같다.


'말이 통한다'라고 하는 게 생각보다 더 중요한 것이, 말은 우리의 생각을 전달하는 일종의 매개수단 중 하나다. 그것도 기본적인. 그 말이라고 하는 게 잘 통하지 않게 된다면, 이미 그 관계가 지속되기 어려워 짐을 뜻한다. 나는 내 친구들, 나와 가장 오래 된 친구들과 이미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수 차례 확인했다.


말이 통하고, 마음이 맞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은데 그게 생각처럼 잘 되지 않는다. 그래서 좋은 방법이 없을까 하며 찾아 보다 빙글이라고 하는 SNS를 접하게 되었다. 다른 SNS와는 조금 달랐던 점이 관심기반으로 글들을 모아 놓았더라.


이거다 싶어, 몇 개월에 걸쳐 빙글을 살펴보고 글도 써보고 댓글도 남겨보았다. 댓가 없는 호의도 베풀어 보았다. 빙글에는 진정성 있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마케터들도 많았고, SNS로 실 인맥을 형성해 보겠다는 나의 꿈은 결국 뜬구름 잡는 이야기로 종결 지어졌다.


서른 중반, 이제는 친구를 만드는 일이 너무 힘들게만 느껴진다. 지친다.


가끔 너무 적적할 때에는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해도 그냥 무작정 만난다. 술을 마시거나, 술을 마신다. 그리고 후회한다. 그런 만남 뒤에는 허무감만 더해진다. 그렇다고 해도 사람을 만나지 않을 수는 없는 일이다. 혼자서 몇 개월쯤은 버텨 본 적이 있다. 하지만 그 이상은 무리였다. 사람은 사람을 만나야 된다.


그런데 이제는 반가움 하나 만 가지고 사람들을 만나는 게 귀찮아졌다.


마음속 깊은 대화를 할 수 있는 친구들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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